2009/05/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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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박쥐'는 '박찬욱' 감독이 몇 년을 별러서 만든 영화라고 하죠. 게다가 여러개의 타이틀이 따라붙는 영화입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와의 합작,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았고, 김옥빈의 파격 노출 그리고 송강호의 성기 노출까지... 근래 언론에서 '박쥐' 만큼 보도가 쏟아지는 이슈도 드물겁니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상당한 기대를 하고 영화를 보게 됩니다. '올드보이'에서와 같은 기존 한국영화와는 다른 흐름, '친절한 금자씨'와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 등등을 상상하기도 할 것이고,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 표현(?) 등에 대한 기대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관객들의 반응은 극과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역시 '박찬욱'이다', '한국영화에서 이런류의 영화를 볼 수 있어 좋다'에서부터 '더럽고 찝찝하다', ''박찬욱'에게 다시금 낚였다' 등등... 정말 정반대의 감상평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10점만점을 줄 정도로 웰메이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영화표가 아까울 정도는 아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벰파이어' 영화답게 상상과 비약이 가득한 전개입니다. 저는 영화에 대한 관객의 감상은 분명 '일어날 법한 일이다'라는 느낌을 어느 정도 받았을 때 그만큼의 감정 이입이 되고 몰입이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낙점을 주기 어려운 설정이 대부분이죠. '박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실상에서 찾아보기는 어려운 인물들이죠. 그래서 관객들은 시작부터 약간은 불편한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불편한 상황에서 이 영화는 어두운 화면에서 계속하여 선혈이 난자하는 전개가 이루어집니다. '벰파이어' 영화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웬만한 비위가 아니고서는 웃으면서 보기는 어려운 장면들이죠. 따라서 '더럽고 찝찝하다' 라는 감상평은 영화를 보실 분들이라면 꼭 짚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영화 속에서 다른 여느 부분보다도 인간이 죄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면죄부에 대한 인간의 갈망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본디 '신부'로서 그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쾌락에 대한 탐닉을 억제하여야 하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간음, 살인 등의 죄를 저지르게 되고 이를 후회하면서도 순간순간 쾌락에 빠져드는 어찌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영화는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길러준 신부를 죽이면서까지 사죄경을 받는 장면에서는 영화 '밀양'에서 유괴살인범이 자신의 죄를 하느님이 이미 용서하였다고 태연히 말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더군요.
아무튼 영화 속에서 종교와 인간의 죄간 상관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만, 이 부분에 있어 길게 얘기하면 주제에 안맞는 소리를 하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그치겠습니다.(사실 소양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어둡기는 하지만 중간중간에 나름대로의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위트는 예고없이 나오곤 합니다. 다만 사람들이 이미 질린 상태라면 그 웃음을 얼마나 만끽할 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왠지 어설퍼 보이는 와이어 연기는 보시면 알아서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영화의 평가에 있어서 주요하게 작용할 만한 포인트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를 얘기하자면 저는 매우 만족합니다. '송강호'야 이미 연기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일가견을 이루었지만. '김옥빈'의 경우에는 어떻게 이 영화에 나왔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제게는 '다세포소녀'의 잔상이 너무 컸습니다.) 의외로 백치미를 잘 표현하더군요. 그리고 '김해숙'과 '신하균'의 연기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신하균'의 초탈하는 듯한 웃음속에서 드러나는 섬짓함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튼 상업영화라기 보다는 예술 영화에 가깝기 때문에 이해하면서 보기에는 어렵지만, 색다른 한국 영화가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권할 만 합니다. 아마도 영화를 보시고 나면 생각해볼 만한 무언가는 확실히 남으실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by No.7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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